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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11
병원생활 4일차, 외로울 틈 없이 바쁜 병원 생활
이른 아침, 짝꿍이 병실에 있는 모든 짐들을 정리하고 내가 사용할 물건들을 내 손이 가기 좋게 정리해놓고 출근 준비를 했다. 아쉬움에 눈물이 나오려는데 짝꿍이 속상해할까봐 꾹 참다가 짝꿍이 병실 문을 닫고 나가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원래도 울보인데 수술하고 의지할 유일한 한 사람이 떠나니 눈물보가 터졌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링겔도 뺐고 어제 수술부위에 꽂혀있던 페인버스터도 뺐고 의사샘이 내 수술부위도 깔끔하다고 하셨다. 어차피 혼자 있는거면 하루라도 빨리 조리원으로 옮기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병실 하루 입원비가 23만원 ㅜ . 게다가 쉴틈 없이 간호사샘들의 콜과 신생아실콜, 청소아주머니, 식사아주머니 까지 포함하면 1인실이 1인실이 아니다,,ㅋㅋ 그래서 아침 회진 때 의사샘께 여쭤봤다. 나 상태도 괜찮은데 하루 빨리 퇴원하면 안되는지. 오케이가 떨어지자마자 엄청 바빠졌다. 산모퇴원교육, 신생아퇴원교육에 젖몸살이 나서 출장가슴마사지, 조리원입소 상담까지. 아침에 외롭다 어쩐다 했던게 머쓱할 정도로 오후에 너무 바빴다 ㅋㅋㅋ 짝꿍이 연락와도 답장을 못할 정도. 어쨌든 입원해있던 동안 말이 1인실이지 vip 대접 받으며 정말 잘 케어받았다. 따뜻하게 대해준 간호사님, 의사선생님, 모든 직원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오빠회사에서 받은 과일들을 소분해서 오늘 내 방에 오시는 분들께 나눠드렸다. 마지막 밤이네.
22.7.12
수술 5일차에 병원 퇴원, 조리원 입소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샤워는 못해도 수술 부위를 피해 고양이 세수, 샤워를 했다. 그리고 출산하러 온 날 입었던 옷으로 갈아 입고 아침 유축을 했다. 짝꿍은 우리 로운이도 보고싶고 출생신고도 직접하고 싶었는지 오늘 연차를 썼다. 9시 즈음 짝꿍이 왔고 우린 함께 신속항원검사를 했다. 짝꿍은 원무과에서 병원비를 결제하고 난 로운이를 겉싸개와 모자를 씌워 조리원 실장님을 통해 먼저 조리원으로 보냈다. 뒤따라 우리도 짐을 싸서 도착했다. 4층 vvip 실을 도착하자마자 우와~ 했다. 병원 신생아실과는 차원이 다른 3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고 그 안에 신생아들은 딱 8명. 우리 로운이도 먼저 와있었다. 그 안에 신생아돌봄선생님은 3명. 선생님 1명당 아이 2~3명꼴이니 아주 만족스러웠다. 나는 신생아실과 가장 가까운 402호. 기존 객실에서 40만원 더 내고 업글한건데 객실 문을 열자마자 또 우와 했다. 완전 호텔방. 스타일러에 다이슨공기청정기, 정수기, 젖병소독기, 원목아기침대에 넓은 침대와 쇼파까지. 비싼 호텔방이다. 그냥. 너무 만족쓰. 짝꿍도 보고 정말 마음에 든다며 나보다 더 좋아했다. ㅋㅋㅋ 짜릿한 자본의 맛 ㅋㅋ . 감탄도 잠시 쉴틈 없이 객실교육, 수유교육, 가슴마사지까지 하고 나니 오후가 다 지나갔고 짧은 점심식사 후 바로 모자동 시간을 가졌다. 짝꿍이 내일 또 출근이라 오늘이 다시 마지막밤. 샴푸실에서 머리를 감겨주었다. 침대에 오빠와 누워있자니 신혼여행 때가 생각났다. 오랜만에 오붓하게 손 잡고 꿈나라로~
22.7.13
본격적인 조리원 생활. 단조로움 속 바쁨.
조리원에서는 모자동시간이 거의 고정되어있고 가능하면 함께 있기를 권장한다. 또 어제 수유교육에서 선생님이 강조했던 일정하게 유축하기, 모유수유 자세를 신경써서 해보기로 했다. 기체조가 매주 월수금 오전 11시에 있는데 유일하게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니만큼 조리원에 있을 동안에는 꼭 챙겨보려고 수술한지 일주일도 안됐지만 참가해보았다. 강사샘이 더 당황하심.. 지난주 금에 수술하고 지금 오셨다구여? 0ㅇ0 바닥에 앉기는 어려워서 의자에 앉아서 스트레칭을 해보았다. 단순 동작인데도 땀이 줄줄 났다. 신기하다. 그리고 또 체조를 하고 났더니 배 통증도 좀더 나아진 것 같았다. 효과가 분명 있네. 방에 돌아와서는 맛잇게 점심을 먹고 친구가 선물해준 마사지키트로 괄사마사지를 해보았는데 손목 아파서 금방 포기. 오늘 모자동 시간에는 로운이가 꽤 눈을 떠주고 있어서 부모님이랑도 영통, 시부모님과도 영통, 여기저기 영통을 엄청 했다 ㅋㅋ 그리고 3시간 텀으로 유축도... 단조롭지만 바쁜 하루이다.
22.7.14
전날보다 훨씬 나아진 컨디션. 5시간의 모자동시간. 매일 간식 배달해주는 내 짝꿍.
아침 9시~ 10시반 모자동시간, 2시 ~ 5시 모자동 시간을 가졌다. 사실 내 의사라기보다는 조리원에서 전체 소독이 있어서 반 강제였지만 로운이와 함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오늘은 오래 보고 있어서 그런지 더 천사같이 느껴지는 내 아가. 내 품에 쏙 안겨서 쿨쿨 자는 모습이 왜 이리 귀여운지. 잠깐 틈이 났을 때 파라핀 마사지를 한번 해보았는데 와씨, 엄청 뜨겁다. 옆에 마사지사님이 손 상태가 안좋을 수록 뜨겁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나는 엄청 안좋은 상태인가보다. 화상을 왜 안입지 싶을 정도였다. 저녁에는 첫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조리원을 일찍 들어왔는데 실밥 제거를 아직 못한 상태라 첫 마사지는 등 마사지를 제외하고 받기로 했다. 다리, 가슴, 데콜테를 받았는데 뭉친 곳을 풀어줘서 그런지 너무 시원함과 동시에 끝나고 나니 왼쪽 골반이 좀 아프기도 했다. 너무 풀렸나..? 마사지 후 땀을 많이 흘려서 너어어무 샤워를 하고 싶었기에 저녁에 수술부위 제외하고 샤워를 도전해보았다. 혼자 머리감기까지 성공!! 컨디션이 훨씬 나아져서 이제는 침대 누웠다가 일어나기도 아주 편한건 아니지만 좀 더 수월해졌다. 역시 시간이 답인가보다.
22.7.15
조리원 생활 적응 완료. 로운이와 호캉스
일어나자마자 유축 후 아침 든든히 먹고 모자동 시간을 가졌다. 로운이는 아침을 먹고 와서 그런지 딥슬립에 빠져들었고 두시간 내내 나도 같이 졸려하다가 돌려보냈다. 기체조에 가서는 수술 후 처음으로 바닥에 앉아보았는데 오,,, 확실히 좋아졌다. 수술 1주일이 되니 이제 바닥에도 앉을 수 있고 침대에도 누웠다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기체조 후에는 바로 점심 식사 후 소화 시킬 겸 파라핀을 다녀오고 또 유축. 유축 후에는 점심 간식 후 발 족욕기 또 한시간. 방에 와서 잠깐 쉬니 다시 저녁 시간. 저녁 먹고 나니 다시 모자동 시간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큰 이벤트가 없는데도 하루가 훌쩍 지나가는 조리원생활이다. 바깥의 날씨가 어떤지도 모르게 하루가 훅훅 지나가버린다. 식사도 매번 가져다주고 아이도 잘 돌봐주시고 방은 호텔방이니 그야말로 로운이와 단둘이 호캉스하는 기분이다. 짝꿍에게 조금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치만 산욕기 기간 동안에는 내 몸 잘 보살펴야지. 내가 건강해야 우리 가족이 행복하다!
22.7.16
병원 콧바람 쐬는날, 신생아샘과의 대화
드디어 수술 부위의 실밥을 제거하는 날이다. 수술 8일만에 실밥을 푸는 날이다. 오늘은 오전 모자동을 늦게 하기에 로운이모유 챙겨야하므로 일찍 일어나 유축하고 깨끗이 씻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아침 든든히 먹고 병원으로 출발! 걸어서 3분 ㅋㅋㅋ 병원에 도착하니 짝꿍이 와있다. 얼마만에 만나는 것인가. 반갑고 행복했다. 의사샘과 간호사샘이 반갑게 맞아주시고 내 상처도 아주 잘 아물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진료 끝나고 나오는 길에 짝꿍이 말하길, 의사샘과 간호사샘이 나를 되게 귀여워해주시고 아기처럼 대하시는 것 같다고 한다. 당연하지! 이 시대에 난 어린 산모라고~ 바로 조리원에 들어가면 완전 모범생이겠지만, 임당 판정 이후로 못 먹었던 밀크쉐이크를 꼭 먹고 싶었다. 짝꿍과 맥날에 들려서 밀크쉐이크 쫩쫩하구 너무 늦지 않게 조리원으로 돌아왔다. 들어갈 때 짝꿍이 미리 사놓은 우유도 챙겼다. 임신 중에도 우유 참 많이 먹었는데 조리원에서도 커피보다 우유가 더 땡기는 건 무엇 ㅎㅎ 의사샘이 우유 먹는거 모유수유에 전혀 상관 없다고 괜찮다고 하셨는데 , 혹시 몰라서 모자동시간에 신생아돌봄쌤께도 여쭤봤다. 그러다 신생아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분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또 주륵 흘렀다. "산모님, 저는 큰 아이가 28살인데 지금도 큰아이를 낳았을 때 아주 어릴 적에 키웠던 감동과 행복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어요. 내 아이를 낳았을 때 세상에 두려울 게 없고 다 가진 것 같았어요. 지금 산모님도 그러시지 않나요? 이 세상에 이 아이보다 소중한 게 없잖아요. 지금 행복한 이 감정 오래 기억하고 아기에게 사랑 많이 주세요." 조리원에서 이렇게 또 하나 배웠다.
22.7.17
로운이 탯줄 떨어진날!! 계속 잠이 오는 조리원 생활
아침에 몸무게를 재고 신생아실 옆을 지나오는데 로운이 자리에 무슨 작은 선물 박스가 있다. 모지? 이러고 지나쳤는데 아침 모자동 시간에 신생아샘이 "축하드려요! 로운이 탯줄이 탈각됐어요 ^^" 라고 알려주셨다. 우와~ 로운이 탯줄이 떨어졌구나! 10일 만에 엄마로부터 완전히 독립했네 내 새꾸 ㅠㅠ 이게 뭐라고 또 감동쓰... 근데 안에 내용물 확인도 하기전에 간호사샘이 가져가셨다. 이걸로 로운이 도장을 만들어줄꺼다. 그제부터 본격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모유수유와 유축을 해서 그런지 오늘은 완전 헤롱헤롱이다. 아침 먹으니 졸립고, 모자동 끝나니 또 졸립고 계속 졸립고 그런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모유수유를 하면 그렇게 잠이 온다고 한다. 호르몬의 영향이라는데 출산하고 나면 참 바뀌는게 많구나 새삼 느껴진다. 걍 아무것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고 로운이 수유 잘 하고 먹고 자고 반복했다. 유일하게 나간거는 발 좌욕기 1시간 한 것 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졸립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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