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알리는 과일, 단감.
가을을 맞아 곡성 아빠 집 단감나무에 단감이 많이 열려서 한박스 가득 보내주셨다. 나랑 첫찌는 단감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둘찌가 단감을 정말 좋아해서 거의 매일 1~2개씩 먹었고 첫찌 친구들이 오면 넉넉히 감을 깍아서 나눠주었다. 그럼에도 아빠의 사랑이 듬뿍 담아져서 그런지 도통 줄지를 않는 단감. 아빠랑 통화를 하다가 감이 무르기 전에 오래 두고 먹으려면 단감 말랭이를 만들어 보는게 어떻겠냐는 아빠의 조언을 듣게 됐다.
단감 말랭이..? 고구마 말랭이 같은거? 그걸 집에서 만들 수 있다고?
나 혼자 살았다면, 아니 아이가 없었다면 절대 도전하지 않았을 단감 말랭이. 엄마 또이는 그렇게 감들을 깎깎기 시작했다.
우선 도마와 칼, 감을 말릴 쟁반을 준비했다. 근데 다 만들고 보니까 바람이 통할 수 있는 채반 같은게 있으면 채반이 제일 용이 할 것 같긴 하다. 나는 결국 바닥이 막힌 넓은 판에 말리다 보니 하루에 한번씩 감을 뒤집어주는 수고를 해야했다.
감의 꼭지는 전부 따주었다. 사실 감이 더 많은데 내가 한번에 감당할 수 있는 양 만큼만 준비했다.
아빠... 씨가 너무 많아여.. 아빠 왈 미안하다 딸아,,, 솎아주어야 감이 크고 씨도 적었을텐데 아빠가 귀찮아서 안솎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시는데 할말이 없었다고 한다.....ㅋㅋㅋㅋㅋ
아이들이 먹을거라 아주 얇은 건 아이여도 좀 얇게 그리고 가로로 썰어보았다. 이렇게 잘라야 씨 골라내기도 쉬워서이다.
그리고 자른 감들을 거실 발코니에 볕이 잘 드는 곳에 널고 창문을 열어두었다. 말릴 때 중요한 건 통풍이 잘 되고 볕이 잘 들어야 한다!
마침 집에 널따란 판이 있어서 그 위에 종이 호일을 깔고 자른 감들을 펼쳤다. 감에서 씨앗이 빠진 모양이 마치 꽃같이 예뻤다 (갑분 감성 터짐)
씨를 하도 뺏더니 손가락 한쪽이 벌게졌다.
자 이제 잘 말리기만 하면 되는데!!! 말리는 정도는 사실 딱 정해진게 아니고 감 상태를 보고 수분이 빠져나간 정도를 보고 결정한다. 블로그 리뷰 보면 감을 두껍게 자르면 2주~1달도 걸린다는데 나는 약 4일 정도 건조한거 같다. 4일 동안 햇볕이 좋아서 금방 마른 거일 수도 있고 감 자체를 얇게 잘랐고 완전 건조가 아닌 반건조를 해서일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줄거라 말랑하게 말린 정도로 말렸다.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감 상태를 보고 뒤집어 주었다. 말리다 보니 까맣게 곰팡이 쓴것처럼 올라오는 게 있었는데 이게 "탄닌"이라는 성분 때문에 올라오는 색으로 진짜 곰팡이가 쓴 거는 아니라고 한다.
이렇게 완성된 단감 말랭이!
한 30개는 깍은 것 같은데 고작 이만큼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잘 말랐구나...
이제 이 단감말랭이는 냉동실에 넣어두고 가끔 울 아가들 주거나 짝꿍이랑 맥주 한잔 할 때 안주로 먹어야겠다.
이렇게 엄마가 되어가는 나 또이,,, 많이 뿌듯했다
'먹방 > 집밥이선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이어트 메뉴 ( 목살 수육, 단감 카프레제 ) 간단 레시피 (0) | 2024.11.21 |
---|---|
집에서 만두 만들기 도전 [고기부추만두] (1) | 2022.06.13 |
집들이음식, 홈파티 메뉴 추천 (10) | 2022.04.30 |
디카페인 드립커피 추천[라이언 커피 바닐라 마카다미아] (4) | 2021.11.23 |
꽃 송편 만들기[추석 송편][예쁜 송편] (5) | 2021.09.24 |
댓글